1. 오오 극장에 와서 단편 영화제를 미드 나잇 보러 왔다.
작년에 느꼈던 감정과 지금의 내 감정은 다르지 않을 것 같고
어제보다 더 나은 나라는 문구와는 전혀 상관 없이
몸무계는 작년에 비해 7키로가 줄었고 담배 피는 양은 늘었다.
작년과 이 공간과 내가 달라진 점을 찾자면
없던 고양이가 생긴 것과
집을 꾸밀 영화 포스터가 그려져 있는 엽서를 산 것이다.
이 작은 변화로 인해서 삶이 나아질 것이라고 생각은 하지 않지만
제사를 지내 듯 기다리지도 기대하지도 않은 이 날에
내년에도 이 오오 극장을 방문 할 것이고 미드 나잇을 보러 올 것이다.
내년에도 꼭 고양이가 있기를 바라면서
2. 요즘은 여유롭게 사는 중
시간 날 때 마다 대구 안에서 안가본 지역도 가면서 드라이브도 하고
자동차 동호회도 가입하여 정모도 나가고
책도 꾸준히 사서 읽고 있고
교회도 꾸준히 나가고 있고 (교회로 인해 내 삶이 달라지지 않았지만 가끔 기도하고 가끔 죄책감에 빠질 뿐이다.)
집들이도 하고
그러고 평범하고 무난하게 살고 있다.
분명 이런 차분한 감정들 가운데에서
어느 날 화산이 폭팔하듯이 어떠한 감정이 폭팔 할 것 같은 불안감만 조금 가지고 있을 뿐이다.
하늘도 바람도 시원하다
'좋다'
3. 오늘 문득 뜬금없이 그런 상상을 했다.
섹스 할 때 목석과 같은 여자와 결혼하게 된다면
'나는 과연 괜찮을까?' 그것을 이해하고 살아갈 수 있을까? 라고
육체의 갈증이 아닌 애를 낳기 위한 목적으로만 섹스를 하면서 살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을 했다. 그냥 생각만 하고 있다. 단지 씁쓸할 생각일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