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에 '정신과 처방 대신 익명의 누군가와 주고 받는 인스턴트 메시지로 우울증을 치유하고자 하는 환자들로 챗방이 문전성시를 이루고' 라고 썼었다. 그 당시 친구와 나는 어디에도 말 못 하는 어두운 감정을 토로한 후 '우울한 사람끼리 어울리면 둘 다 망하므로 조금이라도 더 정상적인 사람과 만나도록 노력해야 한다' 는 결론을 내리곤 했다. 물론 그 후로도 우린 별로 변한 게 없고, 그래서 지금까지 연락이 닿고, 역시 우울하고 일반에서 벗어난 사람들을 주로 만나왔다. 친구가 다시 한 번 물었다. '병신은 병신을 만나면 안 되는 거겠지?' 그런데 이제 내 대답은 다르다. 아니, 만나도 돼. 둘 다 병신이어도 서로를 필요로 하고 곁에 있어주는 것으로 안정을 얻는다면 그걸로 충분하다. 그것 역시 행복인데.
토요일에 기타 세 대 든 친구, 친구의 친구들과 공원 언덕배기에 앉아 아이언앤와인 곡을 커버하는 모습을 구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