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12.26 11:17

찐따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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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20대초반 때 엄청 좋아하던 여자가 있었다. 소위 말하는 첫사랑 아니 첫짝사랑.

어필은 많이 했던것 같다. 남중남고군대 테크를 탄 모솔아다의 서툴기 짝이 없는 방법으로.

내게 관심이 없다는걸 알면서도 포기가 안되더라. 이미 이 여자는 나의 운명, 구세주가 되어 버렸다.

성공해서 유명해지면 백마탄 왕자님처럼 근사하게 나타야지 마음먹고 장장 5년을 페북과 카톡을 훔쳐보며 지냈다. 

어느날 갑자기 페북을 탈퇴하더라. 연락처도 바뀌고.

유학을 갔나 싶었고, 나의 스토킹을 알아서 도망친게 아닌가 싶었다.

그러다 사업이 망해버렸다. 자려고 누우면 그 여자 생각이 많이 났다. 이제는 볼 엄두도,상상 할 자격도 없는것 같아 무척 슬펐다.

시간이 흐른 뒤 사람팔자 아무도 모른다고 나는 재기에 성공했고, 잘먹고 잘살게 되었다. 괜찮은 여자도 생겼고.

그럼에도 첫사랑 동네에 가면 불쑥 마주칠것 같아 주위를 살피고, 뒷모습 닮은 사람이 있으면 얼굴을 확인하는등 찐따짓을 끊을수가 없었다.

크리스마스에도 찐따뼝이 도져 탈퇴한 첫사랑 페북을 혹시나 들어가봤다.   

결혼했더라. 저번달에.

머리에 월계관을 쓰고 드레스를 입었는데 그렇게 예쁜 사람이 세상에 있는게 믿을 수 없었다.

심장이 터질것 같이 뛰다 남편을 보니 나랑 좇나 닮은게 더 못생겨서 분노가 끓었다.

휴잭맥을 그렇게 좋아했었다. 윗통까고 해변 걷는게 그렇게 멋있다고 이상형이랬다. 좇나 잘생긴 양키랑 결혼했으면 속이 덜 상했을텐데...

소래포구 소주 먹으러 가는길이 무척 착잡했다. 고함을 질렀다. 넋나간 사람처럼 탄식도 뱉고

왜 제대로 고백한번 못했을까. 왜 더 들이대지 않았을까. 왜왜왜

10년전 크리스마스에 팬시점에서 선물용 박스를 샀다. 감기에 걸려 코가 나온대서 손난로랑 장갑,비타민을 박스에 넣었다. 포장이 셀프라  서툰솜씨로 박스를 묶었다. 그림 그리는걸 좋아해 노트도 골랐다. 작은 카드에 편지를 써 노트에 끼었다.  

놀래켜주고 싶었다. 버스정류장에서 말도없이 두세시간을 기다렸다. 멀리서 헤드셋을 낀 채 오는 너가 그렇게 반가울 수 없었다. 

무턱대고 네 손에 선물을 쥐어줬을 때 빨개진 네 얼굴이 너무 예뻤다. 그 모습이 아직도 생생하다.

소주마시고 펑펑 울어습니다. 눈물이 나는걸 어떡해 

병신새기. 한번 찐따 영원한 찐따


타이티80-openbook

  


 



 


 




 

  

  

 

  • 냐롱이 2017.12.26 22:35
    ㅠㅠ
  • qqwwee 2018.01.02 22:43
    저도 남중남고군대 테크여서 찐따스러움이 존나 심했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니 여자에 별 관심이 없어지고 그냥 무덤덤하게 대하게 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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