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카카오톡을 탈퇴했다. 인간관계가 좁고 얕아서 탈퇴 해도 연락은 안 온다.
주된 탈퇴 이유는 자주 이야기 하는 친구가 있었는데 요즘 자꾸 카카오톡으로 자기 자랑만 한다.
주변에 이성이 어쩌니 저쩌니 인기가 많니 어쩌니. 답정너식 자랑질이 내 눈에 보이는데 존나 귀엽더라. 한마디 하고 차단 하긴 그렇고
그냥 탈퇴했다. 문자 오던데 그것도 씹었다. 이제 연락하는 사람이 한명도 없다.
2.
오랫만에 페이스북에 접속했다. 옛날에 만난 사람 눌러보니까 취향이 나랑 비슷하더라. 그땐 몰랐는데.
난 취향이 비슷한 사람이 좋다. 영화던 음악이던.
누구랑 연애중이던데 그 연애중인 사람 이름 클릭해서 들어갔는데, 둘이 취향이 비슷하더라.
그리고 그 사람은 영화쪽에서 유명한 대학 다니더라.
그래서 그런지 페이스북에 영화 비평도 쓰고 '예술'이란 단어를 많이 쓰던데. 뭔가 자신감에 가득차보였는데 그게 난 부럽더라.
난 내가 뭘 좋아하는지 확신도 없고 그래서 내 취향을 최대한 숨기고 그런 단어 쓰는게 좀 오글거리는데 거리낌 없이 예술이란 단어를 쓰다니.
3.
얼마전 삼주정도 여행을 다녀왔는데 엄청 좋지도 않고 그렇다고 실망스럽지도 않고 내가 가서 뭘 했나 싶은 여행이였다.
기억에 남는게 별로 없다. 없는 돈 쪼개서 갔는데 뭔가 짜증이 난다.
4.
사실 그 페이스북을 보고 난 후에 뭔가 알수 없는 감정들이 몰려와서 영화를 봤는데
dish and the spoon, love me if you dare 이렇게 두편을 봤다.
둘다 보고나면 요즘 말로 힐링 되는 기분을 느낄 수 있을줄 알았는데 보고 난 후 더 씁쓸해진 영화였다.
갑자기 기억나는게
어느 날 제가 너무 우울해서 영화관에 갔어요.
울만한 장면이 하나만 나와라 그냥 여기서 울어버리겠다 하는 마음가짐으로 들어갔는데
영화 끝날 때까지 그런 장면 기다리다가 아무것도 안하고 나왔네요.
그 때 그 영화가 '걸어도 걸어도' 인데 ...
하... 골라도 히로카즈 영화를 고르다니
그리고 저도 카톡을 탈퇴할까 심히 고민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