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의류 후기

by 핑크팬더 posted Feb 05,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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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옷 사는 거 돈 아깝다고 생각하는 부류였는데 지난 일년은 옷을 좀 사입었음. 그 중에 빈티지 산 거 몇개 돌아보면


1. 소가죽 라이더
봄가을에 입을 라이더 자켓이 넘 가지고 싶엏지만 기본 몇십만원은 나가서 살 엄두가 안났음. 맨날 유튜브나 무신사에서만 검색 깔짝이고 잏었는데 그 와중에 당근마켓을 알게 됐음
혹시나 해서 라이더를 검색했는데 라이더를 판다는 사람이 집 근처에 있엏음. 가격 팔만원에 올렸길래 눈 돌아가서 바로 사버림.
판매자 얘기로는 실착횟수 열번이 안된다고 했는데 정말 가죽이 하나도 길 안든 쌔삥이라 빳빳했음. 또 양가죽 아니고 소가죽이라 좀 더 그런 느낌도 있엏구.
가을에 무지 잘 입고 다님. 첫 경험이 좋아서 그런지 그후부터 당근마켓을 자주 들여다보게 됐는데 그러던 차에


2. 양가죽 무스탕
무스탕에도 뽐뿌가 왔음. 당연히 새걸루 산다치면 기본 백만원은 넘어가니깐 구제를 알아보게 됨.
B3 무스탕으로 알아보는데 중고나라에서 글을 보게 됨. 무스탕을 여러장 파는 먼가 업자 느낌의 사람이 올린 글이엏는데 그냥 가장 스탠다드한 스타일로 골라 샀음. 가격은 13만원
택배뜯어 제발 사이즈 좋아라 하구 입었는데 몸에 기가 막히게 딱 맞았음. 가죽 굳거나 너무 찌글하지도 않고 컨티션이 상당햏음. 안에 택보니깐 브랜드는 티피코시 ㅋㅋㅋㄱㅋ. 오히려 품질은 보장된 증거라고 봄.
그래도 냄새는 너무 났음. 겉에 얼룩이나 이런 건 없는데 냄새가 구려서 세탁을 알이보는데 동네 세탁소는 기본 오만원을 불렇음. 넘 비싸서 크린토피아서 삼만 얼마 주고 세탁햏음. 영하 내려가는 날에도 무지 따뜻한 개꿀템이라 겨우내 잘 입고 다녛음.

이렇게 두번 성공하니깐 그담부턴 구제, 빈티지 이런 거 관심이 더 많이 감. 온라인 빈티지 쇼핑몰이나 인스타도 검색해보고 하던 중 패턴이 무지 맘에 드는 블레이저를 찾았음. 가격두 이만원이라 걍 확 지름
도착해 확인해보니 이쁘고 컨디션도 좋고 아싸 건졓다 하고 입어 봫는데 사이즈가 말도 못하게 작았음. 그때부턴 눈앞에 블레이져만 계속 어른거리고 미치겧어서 친구에게 이 고민을 털어 놓음. 그러자 친구가 자기가 동묘 좀 가봤으니 같이 가자고 해서 동묘로 출정을 가게 됨


3. 헤링본 자켓
무조건 블레이져 하나 사겧다는 마음가짐으로 영하 5도 떨어지근 날 동묘 빈티지 샵을 돌아 다님. 가게 들어가서 블레이저 걸려있는 곳으로 가서 고름.
제일 많은 건 닥스 자켓이엏는데 닥스 특유의 패턴이 넘 촌스러웧음. 거의 가게 열군데는 돌아다녛는데 맘에 쏙 드는 건 없었음.
돌고 돌아 맨 처음 들어간 가게로 다시 가니 주인이 제일 안에 블레이져 많다고 말해줌. 자켓 패턴은 완전히 맘에 드는 건 아니엏지만 원단 느낌이 넘 좋고 사이즈가 거의 맞춤한 거 같이 딱 맞는 자켓을 찾음. 근데 소매 끝이 살짝 찢어져 있었음. 고민 때리다 가격도 싼데 걍 사자고 결정. 걍 샀음.
세탁소 가져가니 손바느질로 여미면 된다면서 금새 수선해주는데 아예 티가 안남. 드라이까지 하니 완전 맞춤이었음. 코트 안에 잘 입고 다님.


여자친구는 이 옷들 입고 나오면 이쁜 거 잘 건졓다고 좋다고 말함. 그런데 어머니는 왜 남이 입던 거 돈주고 사입냐고 하심. 구제 사고서 만족감 완전 제대로옇는데 어머니 말씀 들으니깐 그런가 싶기도 하고.
라이더자켓이야 직거래한 거니깐 전주인을 알지만 티피코시 무스탕이나 긴자야지마라는 알 수 없는 브랜드의 일본 블레이져는 전 주인이 누군지 이 옷은 왜 헌옷 수거함에 나와서 내게로 온 건지 알 수 없음. 진짜 누구 말처럼 죽은 사람 옷일 수도 있고.
하긴 내가 가진 레코드 태반은 미국이랑 일본서 건너온 빈티지레코드인데 머하러 옷에만 민감할 필요있나 싶기도 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