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4.05 12:42

주위의 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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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어릴때부터 한 동네에서 지내던 누님이 한 분 계셨다. 친하지는 않았지만 서로 얼굴은 아는 사이였고 그 누님 동생이 나랑 동갑이라 약간 좀 더 아는 편이랄까. 뭐 여튼 어머니들끼리야 잘 알고 어쨌든 한 동네 살았던 데다 결정적으로 그 누님이 대학 선배라서 나름 이런 저런 소식들은 듣고 지냈는데, 지난주에 부고를 들었다. 정확한 내막은 모르지만 무슨 사고를 당했는데 응급 조치가 잘 되었으면 극단적인 일까지는 이르지 않았을 수 있었던 일인데 하필이면 주말 오후의 사고라 차도 많이 밀리고 그래서 변을 당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마흔도 안 되어서 사고로 세상을 떠난 지인의 이야기는 생각보다 나의 기분을 축 처지게 만들었다. 진짜 전혀 예상치 못했던 상황에서 날벼락 같은 일이 일어날 수 있다는 생각이 꽤 공포스럽달까. 실제로 동네 어르신들도 이 소식을 듣고 마음이 많이 아프셨는지 악몽도 꾸고 그러신다는 말을 듣고 있다.


2. 오늘 아침에 아는 후배가 울먹이는 목소리로 한 선배의 부고 소식을 전해주었다. 이 선배는 물론 나이차이가 좀 있어서 쉽게 대하진 못했지만 일적으로 자주 연락하는 사이였기에 갑작스런 소식이 전하는 충격은 훨씬 더 컸다. 유능한 사람이었고 성품도 좋으며 굉장히 젠틀한 사람이었는데, 올 초에 봤다는 사람들은 그 선배가 감기가 좀 심하게 걸렸다는 이야기를 했다는 말을 하던데 일단 알려진 사인은 급성 간염 및 췌장암. 하얀거탑 장준혁 과장이 생각나는 사인인데, 과로와 스트레스가 정말 심했던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로 마흔 초중반 나이에 맞게 업무적으로 무리를 하게 되는 포지션에 있으셨기에... 그러다보니 현재 내 또래의 사람들은 다들 남의 일 같이 생각이 안되어서 일을 손에 잡지 못하고들 있다. 


자기 뜻대로 일이 안되다보면 그냥 콱 죽었으면 좋겠다는 말을 하기도 하지만, 솔직히 장난으로라도 이젠 그런 말 못하겠다. 죽음에 초연한 것이 얼마나 정신적으로 높은 소양인지는 모르겠으나 사망이라는 말 앞에서 맘이 덜컥하고, 찐득찐득하게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게 훨씬 솔직한 반응이지 않을까 싶다. 여튼 요즘 이렇게 예고도 없이 젊은 나이에 훌쩍 떠나는 사람들을 보고 있으니 좀 허무한 느낌이 많이 든다. 유독 올 4월은 잔인하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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