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약을 먹고 싶지 않아서, 처음으로 먹지 않았다. 기세 좋게 침대에 누웠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손이 제멋대로 덜덜 떨리고, 이어서 몸도 떨려왔다. 약을 먹지 않았으니까, 몸부림 쳐도 잠은 오지 않았다. 그저께도 거의 자지 못했다. 약 안 먹고 3일 정도 버틸까, 웃기는 소리, 그것은 오산이었고, 나는 두려움이 다시 올라오는 걸 느꼈다.
귀가 시끄러워 기분이 우울했다. 아침에 아버지 생각이 나서 눈물이 흘렀다. 나의 상황도 곁들어서.
식욕이 전혀 없어 억지로 입 속에 음식물을 밀어넣었다. 거의 90%이상 차폐되는, 삣삣- 어딘가 전산실 기계 소리 같은 음을 폰으로 켜두고 쉬고 싶어서 누웠다. 아- 정말이지 쉬고 싶다- 오른쪽 귀를 오른 손으로 살며시 감싸니, 우웅우웅- 하는 UFO가 비행하는 듯한 소리가 났다. 그 상태로 3시간 정도 누워있었다. 아- 정말 쉬고 싶어요- 배가 아파왔다. 부정적인 생각은 하고 싶지 않았지만 수다스런 에고는 말을 그치지 않았다. 귀가 예민해진 것 같아, 전산실 기계음을 끄고, 어머니가 나를 불러, 고구마와 옥수수를 다시 입 속에 밀어넣고, 양치질을 하며 거울을 보았다. 거울 속의 얼굴은 생각보다 낯빛이 어둡지 않았다. 하루의 절반이 갔다는 안도감이 조금 들었다. 방으로 돌아와, 약을 먹고, 조금 기운이 나서 게이밍 의자에 앉아, 노트북을 열었다. 로이 선생이 녹음한 시냇물 소리. 그것을 멍하니 들으며 눈을 감고 심호흡했다. 또 눈물이 흘러내렸다. 왜 이러지? 이렇게 많이 운 것은 흔하지 않다.
가면쓰기는 이제 하지 않는다. 그 어떤 잣대로 그 누구를 평하고 싶지 않고, 그 누구에게도 나쁜 소리 하고 싶지 않다. 완전히 변해버렸다. 고통이 나를 '영적'인 것으로 몰아간다. 나의 선택지는 그것 뿐이다.
지금 이 순간 나의 상태, 나약한 면, 100% 나를 기록하고 싶었다. 그렇지 않으면 견디기 어려운 기분이어서.
주문한 마그네슘이 와서, 종이와 캡을 제거하는데, 고막이 반응했다. 어제 자지 않아서 확실히 더 예민해졌다.
그저 고요히 있고 싶다. 그것만이 유일한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