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번째의 단어는 꿈,
잠결 속으로부터
마음속의 어둠을
살그머니 데려가 버린다.
두 번째의 단어는 바람,
앞길을 가르쳐 주며(인도하며)
하느님의 품안으로
날개를 펄럭인다.
녹아버린 슬픈 일을
세는 것처럼
금색의 사과가
또 하나 떨어지네.
본 적도 없는 풍경
그곳이 돌아갈 장소,
단 하나의 목숨으로
헤매어 다다를 장소.
낡은 마법의 책
달의 물방울, 밤의 장막
언젠가 만날 수 있다는 예감 뿐.
우린 날 수 있어.
우린 날개가 있지.
우린 떠다니는 꿈에 닿을 수 있어.
아주 멀리서 나를 불러 줘.
바람을 가로질러
빛 속에서...
세 번째의 단어는 hum.
귀를 기울이면
당신의 떨리는 팔을
살그머니 풀어 놓는다.
칸노요코하면 생각나는 게
방학기간에 남매를 각각 과외했는데 방학 끝나고 과외도 끝난 뒤
동생이었던 여자애가 학교에서 유리창이 와장창 깨지면서 가슴에 유리가 잔뜩 박힌 채 죽었다는 이야기를
또 다른 과외학생에게 전해들었어요
감당이 안되는 정도의 충격이라 뭘 어떻게 위로해야 할지 모르겠고
다만 그 오빠애가 칸노요코를 좋아했던 걸 기억해서 갖고 있던 카우보이비밥 씨디를 편지와 함께 보냈어요
교과서에 실린 문화유적지 같은 데로 주말마다 네 식구 소풍가곤 하다는 얘기 들으며
단란하고 평온한 중산층 가정이라는 게 이런 건가 하며 부럽기도 했는데
그 뒤로 남은 식구들이 어떻게 충격을 수습하고 살아갔을지 짐작도 안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