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90년 KBS 단막극. 평생을 노동으로 일해서 모은 돈을 보증금으로 허름한 전세를 옮겨가며 겨우 버티며 살던 주인공. 근데 어느 날 집주인이 빚을 못갚아서 집을 경매로 날림. 임대차보호법 대상도 아니라 보증금 다 날리고 길바닥에 나 앉게 생겼음.

- 근데 주인공한테 맨날 일 안하고 허세부리며 산다고 야단맞던 동생이 머리를 굴려서 전세 계약서를 임대차보호법 받을 수 있는 범위로 집주인에게 다시 써달라는 편법을 떠올려서 그나마 절반은 건짐.

- 그걸로 다른 급매 땅을 구입해서 중간에 마진 붙여 다른 사람한테 팔아 주인공이 40년간 모았던 이상의 돈을 일종의 P값으로 한 달만에 벌어들임. 그걸로 변두리에 자가 주택 구입함. 결국 묵묵히 노력해 온 장남보다 부동산으로 한 방 챙긴 둘째가 노모에게 효자가 되어 버렸음.

- 주인공은 성실하게 일하지 않고 번 돈에 찝찝해하지만 이렇게 안하면 집 못 산다는 동생의 질책과 와이프의 핀잔을 뒤로 하고 결국 하하호호하며 평화로운 음악으로 해피엔딩 (심지어 마지막 자막에 주인공 가족은 동네가 재개발 되어서 1년 만에 보상금 받고 다른 동네로 갔다고 함 ㅋㅋ).

=> 이미 공영방송에서 30년 전부터 노동 소득으로 집사는 것은 불가하다, 묵묵히 일해서 돈 버는 건 바보같은 짓이다, 부동산 투기해라는 내용으로 버젓이 드라마를 만들어서 보여주고 있었고 실제로 그 말이 맞다는 것이 현재 증명되어 버렸음. 물론 작가는 아이러니를 이야기하고자 했겠지만 정작 그 말이 맞아들어간 세상이 된 이 현실이 진짜 코메디. 이 드라마 30년 이후 이야기를 다룬 후속 단막극 하나 더 만들어서 이거랑 함께 묶어서 방영하면 참 흥미로울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