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먹고 사는 일을 우습게 아는 건가

by tututuhahaha posted Feb 28,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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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에 글에는 잘렸다고 썼는데 먼저 그만 두겠다는 말을 한 건 나다. 맘스터치에서 5일 일했고 외워야 할 메뉴를 외워도 주문이 밀리면 기억이 나지 않아서 못한다고 말했다. 학자금대출 상환을 미루고 미루다 신용불량자가 될 처지가 되자 내 인생 내가 먹여 살려야 된다고 생각해서 일을 구한건데.. 지금도 할 수 있는 일인지 생각해봐도 못하겠다. 1인분의 일이고 주방 이모들은 신기할 정도로 메뉴를 빠트리지 않고 조리를 한다.. 하다보면 된다고 말 하는데 나는 암산을 잘 못하고 심부름 시키면 뭐 하나는 빼먹고 오는 타입이다.. 백화점 푸드코트에서 두 번 일 해봤고 구멍 안 내고 일을 해서 그런지 맘스터치 조리 과정이 존나 꼬여서 내가 못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지금도 버거킹 마감 알바를 지원할까 말까 고민하고 있다. 야간 수당, 주휴 수당, 교통비 지원을 해준다. 인터넷에 버거킹 알바 후기 글을 보면서 얼마나 힘든 일인지 재고 있다.. 나는 근섬유통증증후군 판정을 받았고 몸이 항상 아프고 불편하다. 내가 일을 무서워하게 만든 제일 큰 이유 중 하나이다. 이런 말 나오는 게 핑계인가. 내가 경험한 몆 번의 노동, 군대, 일용직, 단기 알바, 일 길게 해본 적이 없다. 다른 사람들은 스스로를 먹여 살리기 위해 얼마나 노력하는 걸까. 서른 셋 까지 먹고 자는 일을 부모의 손을 떠나서 해결해 본 적이 없다. 내가 정말 기생충 같은 존재구나. 사장이 그만 가보라라고 해서 나갈 때 씩씩대면서 욕을 중얼거리고 성나 있던 모습이 정말 어려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