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12.21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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섹스가 끝나고 그는 목욕을 한번 더 하고 잠을 자겠다고 했다.

나는 브라자와 팬티를 다시 입었다. 그는 왜 입지 라는 표정으로 나를 잠시 바라보았지만

고개를 오른쪽으로 기우뚱하더니 화장실로 들어갔다.

하얀 베개에 머리를 기대고 창가를 바라봤다.

옆 건물 네온사인 간판의 파란 빨간 불빛들이 창문을 비췄다.

베개가 불편해 이리저리 자리도 자세를 바꿔보지만 편한 자세가 나오지 않는다.

그는 탕안에 가만히 있는지 조용하다. 

샤워 하면서 섹스를 하는건 별로 좋지 않어 라고 괜히 말했나?

잠시 생각해보지만 딱히 그 말 때문 인 것 같지는 않았다.

나는 왜 취할 수 없는걸까? 이럴 때 취해 있다면 이런 생각도 하지 않을텐데

(술을 한 방울도 마시지 못하니 맨정신이거나 마시면 자버리니)

살을 빼야 될까 샤워 끝나고 돌아오면 물어봐야지

얼마 정도의 시간이 지난지 모르겠지만

전등을 끄는 소리가 들리고 가벼운 어둠이 나를 덮었다.

아 내가 자고 있었구나 자고 있었구나.

그는 침대에 누워 뒤돌아 누운 그녀의 목과 어깨로 이어지는 선을 바라보기도 하였고

호흡에 의한 작은 움직임들을 하나 하나 바라보았다.  

그녀는 자신이 덮은 이불이 허리까지 내려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낮설은 흐름이 그녀를 덮었고 그녀는 움츠렸다. 

순간 그가 다시 섹스를 할려고 하나 그런 생각을 했지만 제발 그러지 않기를 바랬다.

다행이도 그는 그녀의 몸을 건들지 않았다.

그녀는 추운지 허벅지를 쓰다듬었고 그는 다시 이불을 그녀 어깨까지 덮어주고는

침대 바로 앞에 놓여져 있는 컴퓨터 전원을 켰다.

그는 어떤 음악을 튼 후 다시 침대에 누웠다.

네번 정도 반복 재생 되었을 때 반쯤 잠긴 목소리로 그에게 물었다. 누구 노래야?

장사익 이라는 사람이 부른 찔레꽃, 끌까?

아냐  라고 대답하고는 음악을 들었다.

찔레꽃이 어떻게 생겼지? 라고 생각하고는 나는 깊은 잠에 빠졌다.

 

전화벨 소리에 잠에서 깨어났다.  

그는 카운터에 연락한 전화를 받고서는 체크 아웃 해야 된다고 그녀에게 말했다.

핸드폰을 보니 열두시 반이다. 그가 먼저 화장실에 들어가 세수를 했고 나는 옷을 주섬 주섬 챙기고는

핸드백에서 로션과 스킨을 꺼내 그에게 건냈다. 

화장실에 들어가 간단한 샤워를 하면서 모닝 섹스를 하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대부분의 남자들은 그녀와 섹스를 하고 난 후 잠이 들었고 

아침이 시작하기 무섭게 그녀를 깨우고는 섹스를 했는데 이번 경우는

아침이고 모고 일어나니 점심이였다.

옷을 입고 핸드백을 챙기고 그녀와 그는 문을 열었다.  문 앞에는 청소부 아주머니 두명이 기다리고

있었고 밤새 그렇게 하고도 모자라디 라고 말하고 싶은 표정으로 그녀와 그를 바라보았다.

 

그와 모텔에서 나오고는 별 다른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 

그녀는 어제 그가 술을 마시면서 연신 쏟아내던 이야기와 그의 행복해 하는 모습에 대해서 생각했다.

그를 좋아하던 여자 아이의 소심한  행동들과 자신이 요즘 그리고 있는 그림에 대해서

그리고 나의 좋은 점들에 대해서 (어제 모텔비를 내가 냈으니 좋은 점이 하나 더 추가 됬겠지)

말하면서 웃고 미소 짓던 그의 모습들을 생각했다.

그리고 풀리지 않는 수학 문제를 바라보고 있는 듯한 그의 옆모습을 바라보았다.

그녀는 그에게 찔레꽃이 어떻게 생겼어? 라고 물었고

그는 아랫입술을 이빨로 물다가 다시 입술을 삐쭉 내밀고 생각을 하다가 생각이 났는지 호흡을 가다듬고 계란 후라이 처럼 생겼어 라고 말했다.

그녀눈 계란 후라이라 라는 명제로 생각의 물고를 틀었고 어느새 그녀는 집에 도착했다.

그리고 약속이라도 한 듯 한동안 그녀와 그는 일체의 연락을 하지 않았다.

딱히 연락을 안 할 이유는 없었지만 할 이유도 없었다.

그리고는 세달이 지난 후 너와 섹스를 하지 말았어야 됬어 라고 문자가 왔다.

그녀는 한참 일하고 있던 시간이라 그 문자를 스치듯 확인하고는 잊어버리고 업무에 집중했다.

일이 끝나고 집에 돌아와 식탁 의자에 앉고서는 핸드폰을 꺼내 그의 문자를 가만히 바라보았다.

그리고는 그녀는 무슨 생각으로 어린애랑 섹스까지 했지 라는 생각을 하고서는 웃었다.

혼자사는 집 안을 메우던 적적함을 가라 앉자 그녀는 웃음을 멈추었다. 

그리고 잠시 후 한숨을 내뱉었다.

그녀는 이 유치함에서 벗어날 수가 없네 라고 중얼거리면서

핸드폰 연락처 목록을 잠시 보고는 핸드폰을 방바닥에 던졌다.

핸드폰 베터리가 분리되었고 그녀는 침대로 걸어가 그 위로 쓰러졌다. 

그녀는 화장 지워야 되는데 라고 중얼거리고는 이 유치함에 대해서 잠시 생각하고는 잠이 들었다.

현광등은 밤새 그녀를 비추었고 그녀는 자는 동안 한번도 웃지 않았다.


  • imi 2013.12.22 02:46

    장사익...ㅋ


  • 21 2013.12.23 01:20
    그와 나 -> 그와 그녀로 바뀌네요
  • ioi 2013.12.24 03:38

    여자는 브라자 같은 표현 안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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