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사람은 보편적으로 모순적이다.
다양한 사람들의 모순을 바라보는 것에 대해서 상당한 흥미를 느끼고 있다.
(물론 나의 모순은 언제나 나를 스트레스 받게 하는 것이지만)
내가 느끼는 영준비의 모순 그리고 21님의 모순 공구리님의 모순 유목민님의 모순 등등등
이런 모순을 보면서 종종 멍하니 상상을 하고는 함.
예전에 내가 예전에 자주 들어가던 카페에서 공구리님과 거의 흡사한 어구와 말투로 글을 쓰던 분이 생각난다.
그 분은 시골에서 농사나 지으시고 별의 별 물건들을 만들고 사진들을 올리셨다.
그것을 보면서 공구리님을 농사꾼이라고 상상하기도 한다.
어쩔 수 없이 가입한 KT 인터넷을 사용하며 쉴 틈 없이 이리저리 글을 남기고 댓글들을 남기는 상상들.
인텔리 스러운 삶을 사는 것 처럼 묘사하지만 김장을 마치고 보쌈과 막걸리를 먹고 취해 잠이 드는 모습을 상상한다.
(지금 네이버에서 칵스 공연 하길래 보는데 진짜 수준 떨어져서 못들어주겠다.)
21님의 사소한 글들과 사소한 댓글들 중에 유독 기억에 남는 것들이 있는데
왜 그런 사소한 것들이 기억에 남을까? 잠시 생각 한 결과. 모순 된 행동과 말 때문인 것 같다.
그것들이 내 생각의 흐름을 유유히 흐르게 놔두지 않고 귀찮게 하고 기억하게 한다.
유독 기억나는 건 예전에 스님들이 자기를 보고 비구니가 적성에 맞을 것 같다고 말을 했다고 했는데
그녀가 여태 여러 사이트에서 취했던 모습과 스님들이 그녀를 보면서 느꼈던 모습들의 모순점
그리고 밑에 글에 '난 행복해요. 전 건강한 삶을 살아가고 있어요' 이런 것들이 섞인다.
이 달의 책에 선정된 플로베르 마담 보다리 책을 카페에 들어가 읽는다.
그녀가 여러 카페를 돌아 찾다가 발견한 카페인데
사람도 적고 음악 소리가 거의 들리지 않아서 약속 시간을 지키듯 매번 같은 시간에 들어가 앉아 책을 읽는다.
'음 그렇구나' 라는 말을 자주 하는 차분한 (다른 말로 하면 답답한) 남자친구, 내한 공연에 같이 들썩이며 흥분 해주는 친구,
그리고 가족을 사랑하는 만큼 보다 더 큰 사랑을 주는 가족들
가끔 삶이 피곤하게 느껴질 때는 카드값과 학자금 대출과 전세 대출로 빠져나가는 돈을 바라봤을 때인데
이 때 10년 뒤가 내 앞으로 다가와 조여오는 것 같다. 그렇지만 그 피곤한 기분도 한순간.
그녀는 행복하다. 그녀가 불행해야 될 이유는 아무것도 없다.
'난 운동도 하고 책도 읽고 사람과의 관계도 원만해'
"응 난 행복해, 이러한 건강한 삶이 반복적이여도 .. 그런데 나 지금 모하고 있는거지?"
씨발아아 씨발 개새끼들 진짜 다 죽여버리고 싶다.
이런 상상들 하니깐 갑자기 내일 출근도 술 약속도 다 취소하고 싶어지네요.
주말에 있는 데이트 약속 까지도
제가 느끼는 21님의 상상 속의 이미지는 이 정도 되겠네요.
1. 요즘 삭발을 하고 다닌다. 나의 탈모는 예견된 사실이라.
일년전만 하더라도 마이클 피트 처럼 올백을 하고 다녔는데 그것도 귀찮고 '삭발하고 살아야 될 운명을 받아들인 것이다'
예전에 한 친구는 탈모는 장애와 같다 라고 표현 했는데. 그 친구의 기준에서는 난 장애인 것이고
삭발까지 하고 다니니 장애인증을 발급 받을 것과 다를 것이 없다.
일년 전 타 부서 누나와 술 먹다가 무엇이 마음에 들었는지 어느 순간 내 옆자리에 앉고 취했는데도 내 말에 귀를 종긋 세우고 들어주고
노래방에서는 아에 대놓고 내 옆에 붙어 있었고 낭만에 대하여를 부를 때는 '와 내 취향' 이라며 같이 일어나서 부르자고 하는데
순간 나보다 두살 많은 누나가 아줌마처럼 느껴졌다. 일어나면 갑자기 부르스를 춰야 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끝까지 일어나서 부르자는 손길을 뿌리치고 혼자 앉아서 불렀다. 그리고 택시를 혼자 태워 보낼려고 했는데
부장이 '너네집 가는 길이니깐 데려주고 가라고' 말을 하는 바람에 같이 택시를 타고 갔다. 택시에 타자마자 누나는 거의 기절을 했고
누나가 말한 아파트 단지에 도착 했지만 정신을 차리지 못해서 억지로 끌고 나와 편의점에서 컨디션을 사서 억지로 먹이고
'누나네 집 어디에요' 라고 물었지만 고개를 푹 숙이고 아무 말도 안했다. 겨울이고 밤길이 추워서 이대로 누워버리면 안될 것 같아서
억지로 세워서 걷게 했더니 누나가 자연스럽게 내 손은 잡았다.
"누나 여자 손 치고는 따듯하네요" 라고 말하며 아파트 단지를 돌고 돌았다. 누나 정신 좀 차려요 집 어디에요? 라고 물었는데
그 누나는 끝까지 아무 말도 안하고 고개를 숙이고 걷고 걸었다. 30분쯤 그렇게 걷다가 누나가 물 좀 더 달라는 말에
의자에 앉히고 '저 편의점 갔다 올게요' 라고 말하고 갔다 온 사이에 사라졌다. 순간 사람이 없어지니 걱정 되는 마음에 전화를 계속 하고
한 10분 가량 아파트 단지를 돌았지만 찾을 수 없었다. '집에 들어갔겠지' 라는 불안감이 계속 느껴졌지만
피곤한 때문에 택시를 타고 집에 가서 기절 했다.
오늘 식당에서 만났는데 "넌 예전 머리가 잘 어울렸는데 삭발 왜 했어. 다시 머리 길러"
나는 '누나 눈화장 제대로 해요 반짝이가 모에요'
짜증내면서 누나가 "모래" 라고 말했다. 난 '모래' 라고 듣는걸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절대로 이 누나와 상종을 말아야겠다. 라는 생각이 드는 오늘이였다.
난 삭발해도 나름 잘생겼다고 생각하는데 주변 반응은 냉담하다.
부장은 찾아와 삭발 하지마 라고 말했는데 겉으로는 '네네' 그렇게 말했지만 속으로는 그럼 짜르던가 라고 생각했다.
이제 삭발 라이프가 시작 되었다.
나의 머리 골격이 만두 머리처럼 결이 있었으면 어땠을까 상상해본다. 귀엽겠는데 라고 피식 웃는다.
난 대머리고 빚도 있고 삶의 재미도 없고 살아 있기 때문에 하루 하루를 이어나가고 있다.
누군가 나에게 '행복하세요?' 라고 묻는다면
아뇨 전혀 행복하지 않아요. 정말 재미 없는 삶이에요. 전 대머리고 빚도 있고 여자친구도 없어요. 롤도 재미가 없어요.
그래도 전 제가 마음에 들어요. 정말 전 사랑스러운 사람인거 같아요.
에휴....짭짭 모 그렇다구요. 다들 이렇게 살지 않나요?
이번 달의 책은 콜레라 시대의 사랑입니다.
ps. 공연장에 대머리가 있다면 저건 imi 일지도 몰라 라고 킥킥거리면서 상상 하셔도 됩니다.
그런데 정말 아무 생각 없이 쓴 글인데 정말 몬 말 하는지 모르겠다.
저는 두상도 존나 엉망이라 (일단 대가리가 너무 커서) 삭발이 되려 더 엄두가 안나서 그냥 한쪽으로 넘겨서 커버치고 있습니다. ㅅㅂ 고등학교때 국사 선생님 가느다란 머리 몇가닥 넘겨서 커버칠 때 비웃었는데 ㅠ 부분 가발하기에는 아직 살아있는 부분도 많고 그래서 가끔 그냥 흑채를 쓰긴 하는데 이 흑채가 되려 모공을 막을까봐 (자기들 말로는 그럴 일 없다고 하지만) 겁이나서 자주 못쓰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