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2.05 01:37

고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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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를 어떻게 보내도 아무도 나를 뭐라하지 않는다. 늦게 자서 늦게 일어나고,


밥을 하루에 한끼만 먹고 대부분 아무말도 하지 않는 하루들로 가득하다. 그러다가 어쩌다가 며칠만에 친구를 만나면 마치 기분이 너무 좋아 날아가는 사람처럼 농담을 던지고 혼자 웃고 발광을 하지만, 그건 사실 숨기기위해서다. 본 마음을 숨기기 위해서 나는 항상 농담을 하는 것 같다. 지쳐있었던 모양이다. 스스로에게 많이 지쳐있었다. 그나마 금년 초에 뭔가 해볼려고 열심히 해봤는데 사실 기대했던 것과는 달랐고 결국에는 바람 빠진 풍선 같은 기분이다. 난 사실 3년 전부터 바람이 팍 하고 터진 뒤로 항상 시들시들했다. 기운이 없었다. 그냥 무기력했지. 보통 자기 날짜를 통해 각 5가지 속성에 해당하고, 그 년도의 것으로 자신의 태어난 년생의 성질을 보는 명리학 사주가 있다. 거기에 설명된 것에 말하면 나는 "젖은 흙"이란다. 항상 양지를 바라지만, 그 양지에 가지 못해 계속 습기가 찬 어둡고 볕이 들지 않는 흙. 흙.흙. 너무 잘 맞아서 스스로가 보고 소름이 돋았었다. 난 계속 젖어있고 항상 따뜻한 볕으로 나가길 바라는데, 이제는 내성이 생긴건지 관성 때문인지 모르게 항상 그 그늘에 멈춰있다. 언제즈음이면 기운이 솟을까. 의욕이 생겨서 뭘 해보려고 할까. 잠깐 그런 의욕이 생겨나서 2014년은 다른가보다..했는데 사실 그건 한때의 희망이었나보다. 작년에 너무 무기력했던 바람에 그런 잠깐의 의욕이 아무 소용이 없어졌다. 


이러다가 그냥 문득 세상을 떠나는 건 아닌지 란 생각이 든다. 우울하고 자조적인 말이라고 생각하겠지만, 사실 어떤 무기력에 빠질 때. 내 신세에 관해 오래도록 생각할 때, 난 내가 해보고 싶은 것을 다 해보지 않았나 란 생각이 든다. 대부분 무기력하게 하루 하루를 빈 껍질처럼 날라버린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 말이다. 글에 대해서도 강박관념이 많아서 그런지 항상 쓰고 나면 지워버리거나 지금처럼 아무 생각없이 글을 쓰는 경우는 드물다. 보통은 오래도록 생각을 하고 문장을 다듬고 여러 시간에 격차를 두고 퇴고까지 한다. 그런데 그런 과정을 거치면 항상 글이 재미가 없다. 


좋아하는 라디오 프로그램이 있었을 때는 사연을 보내면 대부분 읽어주었기 때문에 그런게 힘이 되었다. 그런데 지금은 어떤 완벽한 고립 상태에 빠진지가 너무 오래되었다. 날 돌봐주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 것. 너무나 당연했던 현실인데 언제부터인가 그것이 힘들게 다가온 지점이 있었던 모양이다. 혼자 힘을 내고 혼자 침울해하고 다시 혼자 기운을 내는 이 지겨운 과정에 난 그냥 지친 것이다. 얼마나 멍청하게 인터넷 게시판을 들여다보며 시간과 힘을 들였던가. 다 시간 아까운 헛짓이었고 그 시간에 차라리 작가들이 고심해서 쓴 문장을 읽었으면 더 발전이 있었겠지만, 알고 있다. 그렇게 많은 인터넷 게시판을 들먹이는 동안 나는 간절하게 누군가를 찾고 있었다는 생각이 든다. 누군가와 소통하고 싶었다고. 위로 받고 싶어했는지도 모른다. 혼자 일어서고 혼자 간절하고 혼자 다시 자포자기 하는 나의 모습에 지친 것이다.


벌써 2월이다. 그래도 1월은 나름 성과? 어떤 변화가 있었지만, 또 한동안 2주 넘게 무기력에 취해있었던 나를 생각해보면 그냥 기운이 빠진다. 대체 뭘 바라는 건지. 우연히 일본 티켓을 싸게 구해서 2주 후에 일본에 간다. 그곳은 내가 처음으로 바라던 도시였고 꿈꾸던 곳이었따. 아마 그 곳에서 난 지난 19살을 복습하면서 다시 내가 잃어버렸던 무언가를 찾고 싶다. 그것이 마지막 소망이다. 

  • imi 2014.02.05 22:29

    여행 좋겠다... 일본 한번도 못가봤는데... 혹시 가서 여웃돈이 남으시면 헌터 X 헌터   메르엠 , 코무기  피규어 있으면

    구매 좀 부탁 가능할까요?   원가+ @ 드릴게요

    (검색 조금 해봤는데 피규어 자체가 없을 가능성이 농후 하기 때문에 신경 쓸 필요는 없겠다만 ㅠㅠ)

  • 롤린스 2014.02.06 04:00

    힝 도와드리고 싶지만 놀러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엥 ㅠㅠ 우연히 찾으면 생각해볼게영 ㅠ 

  • 21 2014.02.05 23:48
    아 이렇게들 외로운데 외로운 사람들끼리 둥글둥글하게 서로 위로하며 살 수 있는 방법 없나. 요즘 의욕이 바닥인데 서울 와서 내 자취방 문 걸어잠그고 침대에 드러누우니 갑자기 슬픔이 밀려왔다. 여기가 싫어. 보일러를 아무리 올려도 온기가 없다.
  • 롤린스 2014.02.06 04:00

    전기 난로 전기 난로....비싸지만 전기 장판...전기 장판.....

  • 21 2014.02.05 23:51
    방송 들을게. 일본 다녀오면 그 얘기도 자세히 해 줘. 기다리고 기대하는 게 좀처럼 생겨나지 않는데 그건 기다리는 즐거움이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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