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8.21 19:21

어제와 오늘 한 일

추천 수 1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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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근 마켓에서 무료로 심슨 포스터와 휴대용 선풍기, 책 등을 모르는 이들에게 줬습니다.  마켓을 통해 처음 본 이는 서늘한 표정의 여자였는데, 그 여자 옆에는 팔에 문신이 있는 안경 남자가 서 있었고 그는 나를 물끄러미 쳐다보고 있었습니다. 뭔가 신기한 생물체를 보는 듯한 그 눈은, 요즘이랄까.. 세상이 원래...랄까,  흉흉하다보니 불온한 목적을 가지고 접근하려는 녀석(변태 내지는 사이코패스) 아닐까, 라는 의혹에 찬 것이었습니다.  서늘한 표정의 여자는 옆의 문신남자를 의식해서인지 책을 나에게 건네주고(처음에는 책을 나눔을 받았네요) 둘은 총총히 사라져갔습니다... 랄까, 책을 가방에 넣고서 스타벅스라도 들릴까 하는데, 뒤에서 남자가 후다닥 쫓아와서는, 저기요, 하고 부르더니, 닉네임 좀 알 수 있을까요, 라기에, 네 저의 닉네임은......하고 알려주었어요. 그리고 그는 다시 멀어져 갔습니다. 상대가 남자인지 여자인지도 몰랐으나,  누군가와 기계적인 채팅을 하고 목동역 앞에서 만나기로 한 것이어서, 남자는 나라는 녀석이 또 뭔가 채팅을 보내올지도 모른다고 생각한 것일까나? 사전에 방지? 뭐, 어쩌면 그럴지도.. 하지만 기분이 나쁘지는 않았습니다. 흉흉한 세상이니까요, 조심해야지요.

오늘은 비가 쏟아져서 밖에 나가고 싶지 않았는데요. 9월 1일 오목교역으로 약속한 이가 별안간 오늘 정오에 가능할까요, 라는 메시지가  어제...가 아니라 시간상으로 오늘 새벽에 와 있기에, 잠시 생각하다, 네네, 하고 답하고 말았습니다. 그래서 최대한 넓은 우산을 펼쳐 들고서 빗 속을 걸어갔습니다. 반바지와 양말이 젖어들기 시작했고, 건네주기로 한 물건이 젖지 않도록 크로스백을 앞으로 하고 손으로 지긋이 누른 채로 나아갔습니다. 약속 장소는 목동역이었고, 그 앞에 있는 전화부스에 들어가 우산을 접고 대기했습니다. 잠시 후, 어느 분이 나타났는데 예상과 달리 젊은 여자분이었습니다. 나는 포장 상태의 휴대용 선풍기를 건넸고, 그 분은 연신 감사하다며 조아리고는 사라져 갔습니다. 나는 그대로 잠시 서서, 안양천을 좀 걸을까, 집으로 돌아갈까, 돌아가기 전에 파리바게트에 들러서 밤 빵을 살까,  그런 생각을 하며 카톡으로 도넛san과 손사장에게 나의 지금을 메시지 했습니다... 빗줄기가 더 거세지기 시작해서 안양천은 무리라고 판단, 파리바게트로 향해 밤 빵과 생크림 빵을 샀어요. 오늘의 점심 식사였습니다. 

집에 돌아와서는 무료나눔으로 올려놓았던 게시물 하나를 삭제해버리고(난 동물을 잘 그려요, 아동용 그림책), 나머지는 거래 완료라고 바꿨습니다. 두 분에게서 감사합니다~라고, 매너가 좋다~고 칭찬 받았습니다. 어제밤에는 어느 남자분이 포스터를 받으러 나의 집 앞까지 찾아왔었어요. 빈손으로 오기 그래서... 라며 박카스를 한병 내밀었습니다. 괜찮은데.. 라고 말하면서도 성의를 거절할 수는 없어서 그것을 받아 냉장고에 넣어두었습니다. 

뭐, 그런 어제와 오늘이었습니다. 

.


 

  • 던킨도너츠 2021.08.21 19:23
    알 수 없는 사람들의 미묘한 감정.. 알 수 없지요..
  • zard 2021.08.21 19:27
    알 수가 없지요. 내일도..
  • 산책비 2021.08.22 19:24
    당근마켓은 깔아놓고 한 번도 안 써봤네요. 이상하게 귀찮고 손이 안 가더라고요.
  • zard 2021.08.22 22:44
    막상 해보니 귀찮긴 하더라고요... 장소, 시간 의식되고 밖에 나가긴 싫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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