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몇 일전에 몇 년전에 연락이 끈긴 아는 여자에게 카톡을 보냈다.
그런데 그 당시 술에 만취해 있었고 왜 갑자기 그 아이가 생각 났는지
왜 갑자기 카톡을 보냈는지 기억도 잘 안난다.
여튼 그 때의 느낌을 추측 하자면 몇년전에 연락이 끈겼고 차단 되었다고 기억 했기 때문에
막 아무말이나 적은 것 같다. 그래도 다행인게 술에 만취해 있었음에도
너랑 섹스 하고 싶어 섹스섹스섹스 이런 글을 적어 보내지 않아서 다행이다.
(물론 어쩌다 그 아이의 기억이 바람결에 스치듯 지나 갈 때에도 섹스란 단어와 먼 이미지들로 가득했다.)
여튼 긴 문장을 보내고 덜 깬 몸 상태로 출근을 하고 9시까지 그 카톡을 보냈다는 사실을 까마득히 잊고 있다가
그 아이에게서 너도 잘 지내 이라는 카톡이 와서야 그 때서야 전 날에 만취 상태로 카톡을 쓰던 나의 모습이 떠올랐어.
'아 씨발 좆됬다. 이불킥 각인가' '답장을 보내야 하는가' '답장을 보낸다면 모라고 답변 해야 되는가'
등등등 여러 가지 생각들을 하느냐 일에 전혀 집중을 하지 못했는데
'너도 잘 지내' 라는 글을 다시 한번 확인하니 쪽팔린 감정도 그와 비슷한 감정들은 사라지고
허망한 감정이 코밑으로 들어왔음. 그렇게 한 숨을 내뱉고
채팅방에 들어가 '너도 잘 지내' 메세지를 확인하고 채팅방에 나왔음.
그런데 갑자기 내가 모라고 보냈는지도 확인도 하지 않고 나와서 그 글들이 궁금해지기는 했지만.
분명 웃겼을거야 라고 생각은 해보지만 일에 집중.
그러고 어제 홍상수와 관련 된 기사들을 봤어.
그 기사를 보면서 개인적으로는 홍상수보다 김기덕 감독을 높게 평가하는데
'왜 난 홍상수 영화는 매번 챙겨보는 반면, 김기덕 감독 작품은 누군가의 평가에 의존하고 어느 정도 수준의 평가가 나왔을 때에만 보는가?'
라는 생각을 했어. 내가 홍상수를 좋아하나? 그런것도 아닌데 생각해보면
그 주 된 이유는 주변 인물들의 후한 평가가 한 몫 하고 있었어. 그런데 홍상수 영화를 한두번 본 것도 아니고
전 작품을 봤으면 홍상수 영화가 어떤지 대충 각이 나오는데도 후한 평가를 확인하고자
그리고 중간 중간 키키킼 거릴려고 영화관까지 찾아가는 것이였다.
그런 생각들을 하던 도중 여태 살아오면서 만취해서 한 이미지들이 떠올랐어 (좋은 기억도 나쁜 기억도 추잡한 기억도 우울한 기억도)
그렇게 허망한 감정이 또 가슴 가득히 채우길래 창문에 보이는 나무를 보며 한숨을 크게 내뱉었음.
2. 비오는데 막걸리나 맥주나 먹으러 가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