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s been a long time My friends

by 영준비 posted Aug 10,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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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이켜보면 나는 정말 최악의 커뮤니티 운영자였던 것 같아.


자의식 과잉에, 공격적이어서 사람들을 포용하는게 아니라 몰아내기만하고, 정작 선을 그었어야 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재밌다고 넘어갔고, 쉽게 흥분하고 쉽게 정신 차리고 그러면서 모두를 혼란에 빠뜨리고...


무엇보다 최악이었던 건, 제대로된 인사도 하지 않고 - 그래도 내 삶에서 어느 정도의 지속적인 인연이 있었던 친구들에게 - 그냥 작별을 고했던 거였지. 뭐 그것때문에 기분 나빠했었던 사람은 없었던 것 같지만, 그리고 나름 내가 그 당시에 긍정적으로 생각했던 친구들이 다 여기에서 잘 서식(?)하고 있는 것 같지만, 그래도 정말 그때의 나는 그런 종류의 개념이 없었던 것 같아. 사람은 붙였다 뗐다하는게 아닌데, 그때의 난 내 스스로만 보느라고 내가 하는 행동들이 누군가를 떼내어버리는 종류의 행동인지 몰랐어



성격이 바뀌었냐면 ㅋㅋㅋㅋㅋㅋㅋㅋ 그건 아닌데 여전히 그대로인데, 그 이후의 어떤 격렬한 경험들은 지금의 나를 조금은 다른 궤도로 들어서게 한것 같아.(아님말고 -ㅅ-)


처음엔 그냥 좆같아서 시작한거였어. 웨이브 게시판이 사라지는게 좆같고 내가 운영하면 저것보다 더 잘할 것 같다고 마음대로 생각해서 사케르를 만들었듯이, 좆같은 놈들이 너무 많은데 사람들이 아무 언급도 안하는 것같아서 짜투래기 웹진을 만들었고, 공연 기획하는 애들이 너무 대충 공연해서 내가 공연 기획 해버렸고등등등...


그러다보니 그게 업이되었고, 내가 그냥 보고 듣는 것에만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더 깊숙히 관여하는 것에 희열을 느꼈고, 더 많은 것들에 더 오랫동안 관여하고 싶어지다보니 어느 순간 생존이 화두가 되었어. 예나 지금이나 엔터테인먼트라는게 겉보기에는 화려하지만 내실은 없는 비지니스인거고 그래서 어느 정도로 성공하기전에는 정말 살아남기 힘든 구조야. 어느 순간부터는 약간 악으로 이 안에서 살아남으려고 노력하고 있더라고.


그렇게 하나하나 이 악물고 하다보니깐 어느 샌가 나도 모르게 작은 성공들이라고 부를 만한 것들이 생겼어. 근데 그 작은 성공에 기뻐하다 또 오만하게 되더라고 ㅋㅋㅋㅋ 그래서 다시 꼬라박고 ㅋㅋㅋㅋ 그러다가 또 이 악물고 작은 발걸음 내딛고, 이거하다 불안정해서 저거하고, 저거하다 이거하고.... 정말 한동안 일만 생각했던 것 같아.


지금은 조금 달라졌어.


여전히도 무언가 생존과 버팀이 내 사업의 가장 큰 화두이긴 한데, 예전과 많이 달라진 점이 있다면, 이제는 내가 무언가를 지켜야 하는 입장이라는 거야. 이게 하다보니깐, 어느샌가 몸집이 늘어나고, 그러다보니 내가 만든 기둥에 의지할 수 밖에 없는 사람들이 생기더라고. 처음에 나는 내가 무언가를 이루기 위해서 일했었는데, 요즘에 나는 이 사람들에 대한 책임감으로 일해.


그 친구들을 지키고( -ㅅ- 위화감 느끼지 말라능.... 준배도 누군가 지킬수 있다능...) 그 친구들이 즐겁게 일하고, 또 최적의 준비를 통해서 자기 음악들을 세상에 내놓는 것을 도와주고 하는 것들이 내 삶에서 가장 큰 부분이 되버렸어...


근데 그러다보니깐 어느날 갑자기 내가 지켜주지 못한 니덜이 생각나더라 ㅋㅋㅋㅋㅋ -_- ㅋㅋㅋㅋ


미안혀 -_-ㅋ 좋은 커뮤니티 주인장이 못되었어서 ㅋㅋㅋㅋㅋ


그리고 잘 지내! 한번쯤은 정식으로 안부를 물어야 할 것 같아~~




아래는 기냥 스웩이야 -ㅅ- 야 그래도 좀 자랑스러워해도 되지 않냐..! -ㅅ- 요 이모티콘이나 날리면서 인터넷 구석 게시판에서 어그로나 쌓던 놈이 그래도 많은 인상적인걸 이뤘다야~~~~






좋은 일도 나쁜 일도 많았지만 재미있더라고. 앞으로도 열심히 해볼려고.